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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돈 쓰지 않는 관광도시 경주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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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작성일19-07-22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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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이상문기자] 경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과감하게 주머니를 열지 않는다는 통계가 나왔다. 다른 도시에 비해 지출 비용을 아낀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발간한 2017 국민여행 실태조사와 경주시관광종합개발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경주시를 방문한 관광객의 평균 식음료 지출비용(1회)은 2만4116원으로 전국 평균인 3만8142원보다 1만4026원 적은 63.2%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그만큼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경주에서 즐겨 먹을 음식이 모자란다는 반증이다.

  이뿐만 아니다. 경주를 찾은 관광객들은 1인당 평균 여행 경비로 7만7794원을 쓴다고 조사됐다. 이는 전국 평균인 10만3367원의 75.2%에 불과하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경주에서 지갑을 열 기회가 적다는 뜻이 된다. 다른 관광도시에 가면 끊임없이 경비를 지출해야 하는 즐길 거리인데 경주는 입장료가 저렴한 유적들이 즐비해 비교적 가벼운 경비로 경주를 관광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으로는 관광객들이 경주를 방문하는 데 그만큼 부담이 적다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경주가 가진 콘텐츠에 비해 수입이 너무 적다는 한계를 노출했다는 뜻이 된다.

  1인당 지출비용이 적은 것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이 바로 식음료다. 수치상 그렇다. 오랫동안 경주만의 음식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지만 그동안 경주시는 물론이고 사업자들도 여기에 별로 고심하지 않았던 것 같다. 전국 어디를 가나 쉽게 찾을 수 있는 먹을거리뿐이니 비싼 값을 주고 밥을 사먹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 경주의 정체성을 어느 정도 지니고 있는 고급 음식점은 지나치게 고가의 음식이어서 일반 관광객이 쉽게 수용하기 힘들다.

  음식뿐이겠는가. 경주의 관광 인프라는 지나치게 한정적이다. 유적지를 방문하고 인근의 카페에 들렀다가 떠나는 것이 전부다. 심지어 경주에서 관광하고 잠은 인근 도시로 가서 잔다는 말도 있다.

  예컨대 울산의 경우 10만원 미만의 숙박료를 지불하는 비즈니스호텔의 객실이 최소한 3000개에 이른다. 경주에서 낮에 관광을 즐기고 밤에는 울산으로 가서 쇼핑과 회식을 즐긴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경주의 관광정책이 얼마나 단조로운가를 말해주는 단적인 예겠지만 지금이라도 서두르지 않으면 점차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관광객들이 경주를 방문해 오랫동안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지 않으면 낮에만 구경하고 떠나버리는 경유형 관광도시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아무리 공을 들여 신라문화를 복원하고 재현해도 현대인의 관광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하면 공염불이다.
이상문   iou5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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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